2009년 6월 16일 화요일

Untitled: 2009.6.16

요즘은 텍스타일(textyle) 에 전념하고 있다. 단락별 편집방식은 진즉부터 프로토타이핑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후회된다. 아직 너무 거칠다. (항상 그렇지만) 욕심만큼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 여유를 갖자. 여유를 갖자. 여유를 갖자.

디어데이즈는 여전히 찬밥 신세다. 생업에 바쁘다 보니 다들 사이드 프로젝트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게지. 사용자들이 확 드러나는 서비스가 아니라 재미를 못 느끼는 것도 같고. 내일은 세 명이 모두 모여 생일 물어보기 기능을 추가해야 하는데, 이번엔 가능할까?

예전에는 스스로 디테일에 강하다 생각했는데, 더 큰 그림을 생각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면서 디테일에 무심하게 된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개발자나 디자이너들에게 맡겨 버리거나 너무 쉽게 양보해 버린다.) 그러나 아무리 혁신적이고 대단한 서비스 모델도, 결국 사용자와의 접점은 디테일이다. 잊지 말아라, 이나무! 아무튼 나와는 다른 성향을 가진 파트너가 (당연히 여자) 한 명 있으면 좋을 텐데. 나홀로 기획자의 아쉬움이다.

생각을 정리 중인 주제는 두 개: "구글 웨이브"와 "모바일"이다. 둘 다 조금씩 끄적대다 만 상태. 워낙 큰 주제라 발행까지는 한참 걸릴 듯 하다. Content, Community, Communication이라는 세 개의 커다란 동그라미를 어떻게 배치해 보여줄까 고민 중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트위터에서 나를 따르라! @enamu

2009년 5월 25일 월요일

President 2.0 Alpha

그는 IT식으로 말하면 "대통령 2.0 alpha"였다.

버전을 셀 수도 없을 만큼 오랫동안 써온 "왕정"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국가는 "대통령"이라는 새 이름과 새로운 UI로 포장하여 국민에게 팔았다. 이름과 겉모양이 바뀌고 몇 개의 새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형편 없는 사용성은 여전히 사용자인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대체상품이 없어 그렇게 오랜 세월 억지로 써온 끝에, 마침내 국민은 버전 업그레이드에 참여하게 되었다. 국민은 몇 개의 RC(배포판 후보) 버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은 "대통령 1.x"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대신, "대통령 2.0"으로 가는 메이저 업그레이드를 선택했다.

"대통령 2.0"은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니었다. 기반부터 다시 작성한 완전히 새로운 소프트웨어였다. 온갖 버그의 근원인 "왕정"의 레거시 코드를 모두 없앤다고 했다.
너무 많은 권력 리소스를 잡아먹는다는 사용자 피드백에 따라 권력 점유율을 최소화한다고 했다. 정경유착이라는 심각한 시스템 오류의 원인인 권력 누수(leak) 문제도 잡는다고 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축적된 레거시 코드를 한 번의 업그레이드로 제거해버릴 수는 없었다. 권력 리소스 점유율을 지난 버전에 비해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그 결과 "대통령 2.0"이 점유하지 않은 메모리 공간에 온갖 바이러스와 멀웨어(malware)들이 창궐하기도 했다. 또한, 비록 코어 라이브러리의 권력 누수 현상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서브 모듈들의 누수 현상은 여전했다.

사용자들은 격분했다. 온갖 포럼에 "대통령 2.0"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고사양의 컴퓨터를 가진 자들은 "대통령 2.0"이 불안정하다고 비난했다. 그들은 특히 저사양 컴퓨터를 위한 '리소스 균등화 알고리즘'이 고사양 컴퓨터의 추가 리소스 활용을 제한하는 점을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급진적 성향의 또 다른 사용자 그룹은 "대통령 2.0"이 여전히 "자본주의" 파일 시스템을 채택한 점을 비난했다. 하드를 포맷하더라도, 오픈 소스 운영체계를 위한 "사회주의"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었다.

"대통령 2.0"은 아직 알파(alpha) 단계였다. 불안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1.x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새로운 변화를 싫어했고, 오랜 세월 2.0을 기다려온 사용자들은 알파 버전의 불완전성을 용서할 수 없었다. 어떤 시스템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악용하여 2.0a를 밀어버리고 다시 1.x를 깔겠다고 했다. 사용자들의 반대로 미수에 그쳤지만, 이 사건은 결국 5년 만에 다시 찾아온 새 배포판 후보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국민은,
다운그레이드를 선택했다.

탐욕스런 권력 점유율을 가지고,
저사양 컴퓨터를 무시하고,
권력 누수 현상이 극심하고,
일단 깔면 다시 깔기도 어려운
"대통령 1.x" 버전으로의 회귀를 선택했다.

- = - = - = - = - = - = - = -

2.0a 빌드는 커미터 자신의 손에 의해 삭제되었다. 나는 커미터가 무슨 생각으로 삭제 명령을 내렸는지 알 수 없다. 그는 알파 버전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불완전성을 스스로 용서할 수 없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동료 커미터들이 더 나은, 전혀 새로운 fork에 contribute 하게 하려는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삭제할 수 밖에 없었을까?

나는 여러 개의 RC 중에서 2.0a 버전을 선택한 수많은 베타 테스터들 중 하나다. 기대가 컸던 만큼 버그를 발견하거나 오작동을 겪을 때마다 실망도 컸다. 남미에서 개발한 전혀 새로운 운영체계 (우분툰지, 우곤지 하는) 얘기를 전해 듣고, 둘을 비교하며 더 큰 실망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2.0의 발전방향은 옳았다. 좋은 OS라면 당연히 저사양 넷북에서도 씽씽 돌아가며, 대형 소프트웨어의 리소스 독점을 막아 사용자를 보호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1.x를 쓰고 있다. 그리고 2.0a 빌드는 터미네이트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머지 않아 2.0b를 보게 될 것이다. 2.1과 2.2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지난 뒤에는 3.0을 보게 될 것이다. 이 믿음과 희망이 "대통령 2.0a"가 내게 남긴 위대한 유산이다. 이것이 우리가 절대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되는, ROM-라이터를 빌려다가 우리 머리 속에 임베드해야만 할 위대한 버전 히스토리다.

2009년 5월 21일 목요일

Do I Need Newspapers?

우선 나의 성향을 밝혀야겠다. 나는 신문을 보지 않는다. 아니, 단순히 종이신문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네이버 뉴스 섹션도 보지 않는다. TV도 보지 않는다. 아예 TV가 없다. 내가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건 가끔 트위터나 미투데이의 링크를 타고 뉴스 페이지로 간 경우, 그리고 주말에 부모님 집에서 가끔 신문을 뒤적이는 게 전부다. (아 참, 예외적으로 테크밈이 있다. 하루 한 번쯤 접속한다.)

신문의 가치
내가 신문이나 뉴스를 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뉴스의 실시간성을 별로 중요히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이 아프거나, 지인이 상을 당한 일은 한 시라도 빨리 알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하철 9호선 개통 지연, 박영석 에베레스트 등반, KF-16 추락 원인 등의 소식을 내가 매일같이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않나. (방금 네이버 메인에 가서 몇 개의 뉴스 제목들을 가져왔다. 링크는 걸지 않는다.) 게다가 정말 흥미롭거나 중요한 소식이라면 점심시간에 친구나 동료들로부터 듣게 된다.

잡지의 가치
잡지는 신문과는 조금 다르다. 실시간성을 포기하는 대신, 정보의 깊이와 주변 맥락을 충실히 전달한다. (볼 만한 잡지라면 적어도 그렇게 하려 애쓴다.)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떠한 일들이 왜 발생하는지 알고 싶다면 신문보다는 잡지가 더 도움이 된다. (다시 잡지와 책을 비교하는 건 오늘은 건너뛰자.) 그렇다고 내가 잡지를 구독하진 않는다. 블로그가 넘쳐나는데 그럴 필요가 뭐가 있겠나? 나는 블로그를 통해 세상을 보고, 블로거들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그래도 뉴스는 필요하다
내가 직접 뉴스를 소비하지 않음에도, 나는 여전히 뉴스를 필요로 한다. 어디선가 발생한 어떤 사실을 취재하고 전달할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없이는 뉴스 뿐 아니라 잡지도 블로그도 존재할 수 없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신문이나 방송이 새로운 살 길을 찾기를 바란다. 가뜩이나 좁아진 입지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요즘 자주 들리는 화두 중 하나가 "실시간 웹, the real-time web"이다. 트위터의 급성장이나 전통적 미디어의 쇠락, '마이크로 콘텐트'나 '스낵 컬처'와 같은 맥락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실시간 웹은 지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웹의 일부일 뿐이다. 그러므로 트위터가 블로그나 구글을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이크로 콘텐트가 "Full-sized" 콘텐트를, 텀블러가 위키피디아를 대체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고자 하는 얘기가 뭐였더라? 음...... 이게 전부다. 따로 결론은 없다. 굳이 결론이 필요하다면 "역시 책을 읽자" 정도이려나?

2009년 5월 18일 월요일

XE : eXternal Ecosystem

공식적으로 XE는 eXpress Engine의 약자다. 하지만 XE가 내게 갖는 의미는 eXternal Ecosystem이다. 조금 부연하자면, 네이버 등 포털 외부에 있는 온라인 생태계라는 뜻이다. NHN의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이를 "정보 플랫폼" 사업으로 표현한다. 우리 두 사람의 시각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맥락은 대체로 비슷하다. 포털 밖에서도 좋은 콘텐트가 생산되고 유통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인 것이다.

XE는 일종의 프레임웍(framework)이다. 쉽게 말하면 DIY 소프트웨어다. 설치 후 바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각각의 사용자가 자신의 필요와 취향에 맞게 웹사이트를 만들어 써야 한다. HTML이나 PHP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XE 사용법만 익히면 "누구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XE는 다양한 사용자 욕구를 걸러내지 않는다. 사용자의 무한한 자유가 XE가 추구하는 가치이고, 무한한 확장성이야말로 XE가 여타 가입형 웹서비스에 비해 갖는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XE는 그야말로 엄청난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는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덕분에 누구나 다룰 수 없는, 어려운 도구일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F1 경기용 자동차는 너무나 강력하고 빠르기 때문에 일반인은 제대로 운전할 수 없다. 오히려 제한된 마력(horse-power)을 가진 소형 승용차를 몰 때 더 빨리 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XE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짧지 않은 학습기간이 필요하다. XE의 다양한 모듈을 조합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쓰기 편한 인터페이스를 구성하기는 더욱 어렵다. XE가 제공하는 방대한 기능들에 혹해 그것들을 전부 활성화했다가는, 너무나 복잡해 누구도 쓸 수 없는 사이트가 될 테니까.

문제는 상당 수의 XE 사용자들이 그들의 웹사이트에 너무 많은 기능을 붙여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어쩌면 "The Less is More"라는 경구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이런 실수를 범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가장 기본적인 인문학 교육조차 받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온갖 기능과 요소를 덕지덕지 붙여놓은 이런 웹사이트는 최소한의 필수 기능을 갖춘 여타 웹사이트보다 보기에도 안 좋고 쓰기에도 불편하다.

XE가 그런 부분까지 책임져야 할까? 내 생각엔 그렇다. XE 사용자들이 더 매력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면 XE는 더 이상 대중화되지 못할 것이고, 소수를 위한 장난감이라면 NHN은 XE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직장을 잃을 뿐 아니라, 소중한 삶의 일부를 낭비한 꼴이 된다... 아무튼 이게 요즘 나의 가장 큰 고민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용자들이 XE를 제대로 쓸 수 있게 도와줄(not 강제할) 수 있을까? 아직은 멀고도 험한 길이라 한숨만 폭폭 나온다.

p.s. 또 하나의 주절주절 포스팅. 요즘 왜 이런 글을 못 참고 써버리고 마는가.

2009년 5월 14일 목요일

Untitled: 2009.5.14

기부가 필요한 곳은 많지만 내가 기부할 수 있는 돈은 한정되어 있다. 수많은 모금함 중 한두 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꽤 어렵다. 각자의 성향이나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 수혜범위가 넓은 쪽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소녀가장 수현이를 도와주세요"보다는 "결식아동 돕기"를 선택하는 거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구체적인 케이스 쪽이 기부금의 투명한 운용면에서도 유리할 뿐더러, 문제의 해결 가능성도 높다.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누구를 도울 것인가? 이주노동자? 독거노인? 소녀가장? 장애인? 어려운데다 고통스런 선택이다. 나는 아이들을 택한다. 그들은 아직 스스로를 도울 기회를 가져보지도 못했고, 스스로를 보호할 최소한의 힘마저 부족하니까. 그리고 가장 많은 양의 미래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러나 아직도 선택은 남는다. 교육이냐, 주거냐, 의료냐, 물이냐, 인권이냐의 문제다. 이쯤 되면 '아무러면 어때'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물과 교육 두 개 후보로 압축해본다. 그런데 더 이상은 못하겠다. 언뜻 모든 문제의 근원을 해결할 기회는 교육에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당장 생명의 유지가 필요한 급박한 상황을 생각하면 역시 물인가 싶기도 하다. 결국 하고자 하는 얘기는, 어떠한 문제와 맞닥뜨렸을 때 문제의 근원(핵심)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일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좀 생뚱맞나?

나는 웹 서비스 디자이너다. 아니 집어치우고, 웹 서비스 기획자다. 일을 못하지는 않는다. 아니, 스스로 말하기엔 좀 거시기하지만 일을 꽤 잘하는 편이다. 천재적이라거나, 아주 뛰어나지는 않다. (다른 얘기지만, 그런 사람들이 항상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 좋은 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니까, 평소에 열심히 관찰하고 경험한 것들을 모아두었다가, 남들이 미처 생각치 못한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활용할 줄 안다는 얘기다. (얼씨구, 자화자찬이 길어지는구나~) 그러나, 좋은 회사원은 못된다. 때려치우고 재입사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조직구조와 프로세스라는 것들이 싫고, 꾸준히 "퍼포먼스를 내줘야" 하는 것도 싫다. 하기 싫은 일을 시키는 것도 싫고,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막는 것도 싫다. 한 마디로, 내 꼴리는대로 멋대로 하고 싶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장도 아니고 일개 사원이 그렇게 하면 기업이 굴러가겠나? 제 멋대로 하려면 회사를 나가야지. 그래도 나만큼이나 회사생활을 싫어하지만 참고 다니는 아내, 그리고 유기농 음식 먹고 비싼 기저귀를 하루에도 몇 개씩 써대는 딸을 생각하면 당장 그만둘 수도 없다. 2년여 전, 결혼을 2달 앞두고 때려친 때와 비교하면 많이 컸다, 이나무. 아아, 결국 하고자 하는 얘기는, 주 40시간 근무는 내겐 너무 빡씨다는 거다. 아무래도 난 비정규직 체질인가 보다.

아무튼 세상 모든 문제의 근원은 자본주의라고, 나는 다시 한 번 생각한다. 환경문제도, 식량문제도, 한창 귀여운 한살반된 딸아이를 중국인 아주머니에게 맡기고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는 어느 부부의 문제도...... 모두가 자본주의 탓이다. (부시나 MB 같은 못난 "리더"들의 탓도 조금 있다. 젠장.)

2009년 5월 6일 수요일

Index Cards FTW!

예전에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정보 카드는 정말 좋은 도구다! 오늘은, 더 많은 사람들이 정보 카드를 잘 활용하길 원하는 마음으로, 내가 정보 카드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소개해볼까 한다. (특정 문구회사 광고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정보 카드가 잘 팔린다고 내가 얻게 되는 건 아무 것도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정보카드

정보 카드의 선택
여러 문구회사에서 다양한 크기의 정보 카드(=색인 카드)를 내놓고 있지만, 내가 요즘 쓰는 건 88x56(mm) 크기다. 내가 알기론 모닝글로리에서만 나온다. 가장 큰 장점은 휴대성이다. 가장 작은 크기라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편하다. 명함과 비슷한 크기라 명함집에도 쏙 들어간다. 또 하나의 장점은 작은 크기가 자연스럽게 정보량을 제한한다는 점이다. 정보 카드를 잘 활용하려면 한 장의 카드에 한 개의 토픽/아이디어만 적는 것이 좋은데, 카드가 크면 종이가 아까워서라도 그렇게 쓰게 되지 않는다. 이 88x56 정보 카드를 쓰면서 그 문제가 해결됐다. 세 번째 장점은 책상 위에 더 많은 카드를 늘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한 눈에 보여지는 정보량이 늘어난다는 건데, 자세한 얘기는 아래쪽에서 다시 하자.

정보 카드의 휴대
위의 사진에서는 명함집에 넣은 연출샷을 찍어봤지만, 대개 그냥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닌다. (명함집에도 명함과 함께 몇 장을 넣어가지고 다닌다. 명함이 떨어졌을 때 급히 이름과 연락처만 적어서 주면 좋을 듯.) 대여섯 장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으면 된다. 함께 찍은 휴대용 볼펜은 일제다. 3천원이었나? 정보 카드와 찰떡궁합이다. 내가 써본 다른 휴대용 미니 볼펜들 중 잡는 느낌이 가장 편하다. (뚜껑을 뽑아 뒷쪽에 꽂으면 길어져서 보기보다 잡고 쓰기가 좋다.) 품질도 꽤 좋아서, 글씨를 쓰기 시작할 때 실패하는 법 없이 잉크가 잘 흘러나온다.

정보 카드의 활용, 장점
컴퓨터 앞에 있지 않을 때--특히 걸을 때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보 카드에 적곤 한다. 업무 관련 아이디어도 있고, 단순히 할 일이나 사야할 물건도 있다. 휴대폰의 메모 기능도 있지만, 구세대라 그런지 텐키 입력보다는 펜과 종이가 편하다. (물론 쿼티 키보드가 있다면 펜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또 간단한 다이어그램이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무언가를 적은 정보 카드는 그 내용을 컴퓨터에 옮기거나, 완료했거나, 다시 봤을 때 쓸모 없는 내용이었다면 휴지통에 던져버린다. 이것이 정보 카드의 미덕이다. 물리적으로 버리게 된다는 것. 쌓이고 밀리는 일이 없다는 것.

하지만 정보 카드의 진정한 가치는 협업, 아이디어의 발산과 정리 쪽에서 빛을 발한다. 나는 마인드맵핑 소프트웨어--그 중에서도 Freemind를 즐겨 쓰는데, 정보 카드는 마인드맵핑에 가장 적합한 아날로그 도구다. 노드의 추가나 제거, 그룹핑이나 재배치가 (쉽게 말해, 카드를 더하거나 빼거나 옮기거나 한데 묶는 것) 이렇게 간편한 건 정보 카드 뿐이다. 혼자 또는 여럿이서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나, 정보를 선별하고 그룹핑 할 때, 정보 카드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이런 결과물은 마인드맵으로 옮겨두고 버린다.

마무리
정보 카드가 만능은 아니다. 때에 따라 큼지막한 노트 패드나 코넬 노트가 더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여러 가지 장점들 덕분에, 나의 기본 메모 도구는 88x56 정보 카드다. 몇 묶음 사서 써보시라. 정가는 800원이지만 600원 대에 살 수 있다. 내 장담컨데, 내게 감사하게 될 거다. ㅎㅎ

2009년 4월 9일 목요일

Textyle : It's All about Sources

이전 글에 이어...

좋은 콘텐트의 조건
은 수백 가지도 더 늘어놓을 수 있겠지만, 우선 아래의 두 개로 압축했다.
  1. 구조: 잘 짜인 서사구조는 좋은 콘텐트의 기본이다.
  2. 참조: 온라인 콘텐트는 특히 참조, 즉 링크가 중요하다.
좋은 콘텐트의 첫 번째 조건: 구조
글쓰기의 기본은 이야기의 흐름, 즉 구조를 잡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에게도 익숙한 도입-전개-절정-결말의 4단계 서사구조건, 민토 피라밋의 연역추론과 귀납추론의 형식구조건, 적절한 구조를 선택해 그에 충실하게 이야기를 풀어내지 못하면 읽기도 어렵고 설득력이 떨어지게 된다.

좋은 콘텐트의 두 번째 조건: 참조
인터넷은 글을 쓰는 방법을 바꿔놓았다. 우리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 사실들을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찾으며, 다른 이들의 생각을 내 글 안으로 끌어들인다. 적극적인 참조와 링크의 개수는 온라인 글을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심지어 글의 주제, 즉 무엇에 대해 쓸 것인가마저 종종 인터넷을 통해 얻는다.)

다시 한 번 말하건대, 이 두 가지가 좋은 콘텐트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대표적인 필요조건임에는 틀림 없다. 동의하는가? 그렇다면 이제 글을 쓰는 과정을 살펴보자. 아니, 그 전에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먼저 보면 어떨까? 요리는 다음과 같은 3개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1. 어떤 음식을 만들지 메뉴를 정한다.
  2.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준비한다.
  3. 준비된 재료를 적절한 순서로 조리한다.
글을 쓰는 과정은 음식을 만드는 위의 과정과 완전히 일치한다.
  1. 어떤 글을 쓸 것인지 주제를 정한다.
  2. 이야기 전개에 필요한 글감(소재, 자료, 생각)을 수집한다.
  3. 글감을 적절한 순서로 배치해가며 글을 쓴다.
그러나 내가 아는 어떠한 블로그 도구나 온라인 편집기도 (그러니까 워드프레스나 구글 독스도!) 위에서 강조한 글감의 수집과 배치를 잘 지원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글의 소재를 수집하는 건 글을 쓰는 사람이 알아서 할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도 얼마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해왔다.) 둘째, 글감의 배치, 즉 단락의 첨삭이나 순서를 바꾸는 편집기능은 이미 잘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곧 알게 되겠지만, 사실은 충분하지 않았다.)

글감의 수집과 배치, 그리고 좋은 글의 두 가지 조건인 구조와 참조. 이것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Textyle이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다음 편에서 이야기하겠다.

To be Continued......

2009년 4월 8일 수요일

Textyle : A New Blog Tool



다시 NHN에 들어온 내게 처음 맡겨진 과제는...... XpressEngine을 기반으로 하는 블로그 도구를 만드는 거였다. "나무씨는 블로그라면 눈 감고도 만들 수 있죠?" 하는 센터장님 말에 하하하;;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설치형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와는 다르다. 기능도 다르고, 블로거의 성향도, 콘텐트의 특징도 다르다. 쳇, 날로 먹을 줄 알고 좋아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건가?

일단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했다. 그리고.나는 아래의 세 가지 변화에 주목했다.
  1. 일상을 공유하는 다양한 소셜 플랫폼 등장 (페이스북)
  2. 마이크로블로깅의 대중화 (트위터, 텀블러)
  3. 모듬형 콘텐트의 인기 (위키피디아, 블로그)
1번과 2번의 변화에서 알 수 있는 건, 블로그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 년 전 블로그가 홈페이지를 몰아냈듯이, (지오씨티트라이파드를 기억하는가?) 페이스북이 블로그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또한, 웹의 콘텐트와 메시지는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트위터텀블러를 보라. 엄청난 양의 데이터 조각들이 쏟아져나온다. 사람들은 말한다. "대체 요즘 누가 긴 글을 쓸 만큼 한가하단 말야!?" (see Snack Attack! @ Wired)

그러나 3번을 보자. 위키피디아는 왜 구글 검색결과 첫 페이지의 단골손님이 되었을까? 왜 "Top 10 Web Applications for FriendFeed"나 "Top 10 YouTube Videos of All Time" 같 긴 포스트를 찍어대는 블로그들이 잘나가는 걸까? 사람들은 여전히 풍부한 데이터와 짜임새로 무장한 긴 콘텐트를 원하기 때문에?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짜투리 뉴스나 한 줄 비평, 조각 콘텐트는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공을 들여 잘 정리된 긴 콘텐트는 흔치 않다. 그렇지만, (혹은 그렇기에) 사람들은 길고, 시간을 들여 읽을 가치가 있는 콘텐트를 원한다.

아하!

뭔가 조각들이 맞아 떨어지는 느낌. 이거구나. 이게 내가 집중해야 할 곳이구나. 어설프게 네이버 블로그와 기능으로 경쟁할 것도, 유행 좇아 텀블러나 미투데이 비슷한 도구를 만들 것도 아니구나. 그 편한 네이버 블로그를 놔두고, 돈 들고 귀찮은 설치형 블로그를 쓰는 진지한 블로거들이 더 좋은 콘텐트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줘야겠구나.

자, 어떤 사용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는 정해졌다. 이제 어떻게 그 가치를 실현할 것인지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고민할 차례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트'란 무엇인지, 그리고 좋은 콘텐트를 만드는 과정은 어떠한지 살펴보아야만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구체적인 얘기는 다음 회로 미루자.

To be Continued......

2009년 4월 2일 목요일

The Shift to Mobile

지금까지는 (거의) 웹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웹 서비스를 사용했지요. 하지만, 아이폰은 모든 것을 바꿔놓은 것 같네요. 우리는 더 이상 예전만큼 웹 브라우저를 쓰게 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웹 서비스를 만드는 우리들도 이러한 상황에 (서둘러!) 대처해야겠습니다.

아이폰이나 다른 휴대용 정보기기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주목할 특징으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GPS - 모든 콘텐트에 위치 정보가 추가됩니다.
  • Camera - 이미지 콘텐트가 무지 많아집니다.
  • Contacts - "친구목록"이 기기 안에 들어있습니다.
  • Phone - 음성통화, 문자메시지가 가능합니다.
  • USIM - 사용자 인증, 즉 로그인이 필요 없습니다.
  • Mobile - 경험과 발행의 시간 차가 사라집니다.
요즘 다들 LBS Location-Based Service 에 집중하는 이유가 대략 읽히죠? 어디 한 번 가까운 미래 예상도를 그려볼까요?

2010년 여름, 대학생 송민영씨가 압구정동 스타빈스에 앉아 있습니다. 책읽기가 지겨워진 민영씨는 와이폰으로 블립퍼를 켭니다. 블립퍼가 묻습니다. 블립퍼는 전화번호부를 읽어, 민영씨의 친구들이 최근에 남긴 블립들을 보여줍니다. 당연히 압구정동과 청담동에 있는 친구들의 블립을 우선적으로 보여주죠. 그 중 하나가 민영씨의 눈길을 끕니다. "여기 옆테이블 두 명 완전 꽃남~♥♥" 사진을 보니 마음에 듭니다. 그 친구에게 바로 문자를 보냅니다. "기둘려~ 나 가면 2대2 대시하자♥ >ㅁ<" (네? 너무 된장녀라고요? 죄송합니다. 근데 요점은 그게 아니고요;;)

요즘 젊은 세대는 휴대폰을 손에서 놓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계속 만지작거리다가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10분에 한 번씩은 휴대폰을 들여다보죠. 컴퓨터처럼 켜고, 부팅하고, 기다리고, 이런 게 없어요. 문턱이 없어진 덕분에 블립퍼는(웃음) 누구나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자, 이제 민영씨가 블립퍼를 실행해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지 seamless 보세요. 로그인도 필요 없고, 친구 찾기/추가도 필요 없습니다. "압구정동"으로 검색할 필요도 없었죠. 블립퍼 어플이 와이폰이 가진 정보를 활용해서 그 지난한 과정을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사진. 꽃남 두 명의 인증샷이 없었더라면 민영씨는 과연 그렇게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났을까요? 풍부한 정보량이 콘텐트의 가치를 더해주었기에 민영씨가 설득 당한 거죠.

이제 웹 서비스를 구상할 때마다 송민영씨와 그녀의 와이폰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와이폰에 들어있는 엄청난 정보와 센서들도 말이죠.

Mobile Web-Apps Camp

"모바일 위젯의 기술 동향과 이슈"라는 주제로 열린 제8회 Mobile Web-Apps Camp에 다녀왔다. (다음 모바일 본부장 김지현(@oojoo)님 추천 트위터 보고 참석했는데, 막상 당신은 안 오셨다능;;) 발표 내용 정리 같은 건 집어치우고, "유선 쪽" 뜨내기가 어제 느끼고 배운 점 몇 가지만 적어보자.

우선 몇 가지 기본정보.
  • 국내 이통 3사 모두 앱스토어(모바일 어플 오픈마켓) 준비 중
  • SKT는 "아이토핑", LGT는 "오즈", KT(F)는 이름 미정
  • 개발자 유치 위해 개발자 배분율 9:1까지도 고려
그야말로 앱스토어의 범세계적 춘추전국시대(라고 쓰고 '개판'이라 읽는다.) OS 전쟁, 브라우저 전쟁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OS 가진 놈, 브라우저 가진 놈, 디바이스 가진 놈, 통신망 가진 놈, 콘텐트 가진 놈들이 전부 뛰어든다. 이들이 노리는 건 '모바일 플랫폼', 구체적으로 말하면 '새롭게 떠오르는 휴대용 무선통신기기 시장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트 유통을 아우르는 통제권'이다.

가장 유력한 건 역시 애플이다. 먼저 시작한 만큼 한참 앞서있는 데다, OS, 브라우저, 디바이스, 콘텐트를 모두 가졌다. 브라우저만 가진 오페라, 디바이스만 가진 삼성, 통신망만 가진 SKT 등이 이에 맞서 경쟁하긴 어렵다. (그런데 컨소시엄으로 뭉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자기네가 홀로 먹겠단다. 쯧쯧쯧~)

어제의 가장 큰 화두는 "표준"이었다. 그러니까... 개발자가 어플을 개발하면, 이게 SKT의 삼성 폰에서도 돌아가고, KT의 아이폰에서도 돌아가고, Vodafone의 LG 폰에서도 돌아가면 좋겠다는 거지. (Write Once, Run Anywhere! 와우~ 왓 어 원더풀 월드!) 이게 화두일 수 밖에 없는게, 위피에 심하게 데었거든. 어플 개발할 때마다 수십 개의 폰에서 다 테스트를 해야 했으니. 거기에 모바일 어플의 개발환경이 Javascript + XML로 거의 굳어지고 있어서 "그래? 개발환경이 다 같으면 호환성 구현도 쉽겠네?"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근데 (IMHO,) 표준화가 될 리가 없다. 첫째, 앞서 말했듯이, 온갖 업체들이 이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성배를 차지하려고 전쟁에 뛰어든 판이다. 애플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뛰어드는 게 아니다. (그런 놈도 몇 있겠지만.) 워낙 파이가 크니까 조금이라도 차지하려고 뛰어드는 거다. 애초에 표준화 생각이 없다. 그러면서 "야야야, 표준화하면 좋잖아. 우리껄로 표준화하자." 막 이런다;;

둘째, 디바이스마다 사양과 기능, 내부 통신 프로토콜이 천차만별이다. 제대로 된 모바일 어플은 디바이스 내의 데이터 억세스, 컨트롤 연동, 그리고 seamless한 사용자 경험을 필요로 한다. (쉽게 말해, 전화번호부 억세스나 카메라 조작이 가능해야 된다는 말씀.) 차라리 세계공통화폐를 만드는 게 더 쉽지 않을까? 아무튼 이 춘추전국시대는 꽤 오래 갈 것 같으니... 소비자와 개발자만 불쌍하다.

각설하고, 그럼 우리 유선(아, 이거 버릇 되겠네;;) 웹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1. 모바일 웹만 신경 쓰면 된다. 어플/위젯은 안 만들어도 된다.
  2. 아이폰용 어플만 만들면 된다. (안드로이드는 옵션)
  3. 아이폰과 국내 이통 3사용 어플을 모두 만들어야 한다. (LGT는 우선순위 최하)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막 적어도 1번은 절대로 아니다. 이게 내가 어제 캠프에서 건진 가장 큰 교훈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우리는 모바일 컴퓨팅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2009년 3월 30일 월요일

People Go Where People Are

어떤 소셜 네트웍 서비스가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왜 그렇게 급성장을 하고 있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분명히 누군가는 이 오래된 격언을 들먹인다.

"People go where people are."

이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더 많은 사람이 꼬인다는 얘기다. 富益富 貧益貧이랄까? 틀린 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별 도움이 되는 답변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구체적인 질문을 추가해보면 어떨까?

What People? Who?
어떤 장소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이유 만으로 그곳에 가는 일은 거의 없다. (뭔데? 무슨 일로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있는 건데? 하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면.) 당신은 당신이 아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그곳에 간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건, 유명인이건. 꼭 구체적인 인물일 필요도 없다. 어떤 프로필을 충족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란 기대만으로 사람들은 모여든다. "우리 반 아이들"일 수도 있고,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엄마들"일 수도 있고, "오덕들"일 수도 있다. (각각의 예에 맞는 서비스가 떠오르는가?)

Doing What?
자, 사람들이 모였다. 그냥 가만히 앉아있을까? 아니, 사람들이 모이면 그들 사이에 오고 가는 게 있다. 크게 정보와 잡담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물과 기름처럼 명확히 분리되지는 않지만.) 정보의 공유는 공동체 의식이 있어 가능하다. 여기서 공동체 의식이란, 쉽게 말해 내가 무언가를 주면 나 역시 받는 게 있을 거라는 믿음이다. 잡담은 이 공동체 의식을 더 끈끈하게 해주며, 정보에 부가가치를 더한다. 잠시 스스로 생각해보자: delicious와 twitter에서 같은 내용의 링크를 발견할 경우, 클릭할 확률은 어느 쪽이 높을까?

What for?
사람들이 있다는 이유 만으로 거기에 가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얻기 위해 그곳에 가는 것이다. 나를 보아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필요한, 혹은 재미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여럿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위해서 우리는 그곳에 간다.

자, 이제 앞의 질문에 다시 대답해보자.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내가 실생활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중심으로 소통하고 있고, 나 역시 그들에게 나의 삶을 공개함으로써, 인정과 반응을 얻고 외로움을 덜기 위해서다. 흐음...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쓰니까"라는 대답보다는 나아졌다. 그 정도면 '소셜 웹 기획자'라고 불러줄 수 있겠다.아직 '초짜'라는 딱지는 붙겠지만. =)

2009년 3월 23일 월요일

SNS Log - Afterthoughts

  1. 쓰고 나니 정말 의미 없는 글들이었다. 트위터 쓰면서 블로그 구독자들이 생겼다고 괜한 욕심을 부렸구나. 쵸큼 후회.
  2. 살펴본 5개의 도구들 모두, 쓰기에 따라 정보관리도구도 되고 소통도구도 된다. 그야말로 "생각대로 되는" 도구들이다. 블로그를 무어라 정의할 수 없어 애먹었던 옛 기억이 떠오른다.
  3. 페이스북을 싸이월드와 비슷하다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사실 나는 싸이월드조차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 그러니 믿거나 말거나.
  4. 텀블러, 트위터, 페이스북 모두 휴대폰을 위한 이메일 또는 SMS 포스팅을 지원하지만, 국내에선 (특히 KTF 휴대폰에선) 안된다. 결국 반쪽짜리 사용기다.
  5. 텀블러와 비슷한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는 정말 많다. 하지만 내가 써본 중에선 텀블러가 가장 좋다. 좀 느리긴 하지만.
  6. 일주일 간 페이스북만 쓰겠다고 선언해놓고, 트위터 못 써서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뭐, 100% 충실히 이행하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7. 미투데이는 살펴본 5개 도구들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이전의) 모바일 사용을 거의 완전하게 지원한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미투데이는 굉장하다!
  8. 이동통신사들은 문자 메시지도 쥐고 있고, 주소록도 쥐고 있는데 왜 미투데이나 트위터를 만들지 못했을까? 왜 만들지 못할까? (아, 있긴 있구나...)
  9.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프렌드피드와, 미투데이와, 텀블러를 모두 더해놓은 플랫폼 같다. 이런 점이 내 개인적인 성향과 안 맞아서 그렇지, 일반 사용자들에겐 편하고 좋은 점 아닐까?
  10. 사용하는 도구들, 정보취득 채널들을 계속 줄여가고 있다. 1년 뒤에 나는 이들 5개 서비스 중 몇 개나 계속 쓰고 있을까?

SNS Log Part 5) Facebook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페이스북.
  1. FriendFeed
  2. Tumblr
  3. me2day
  4. Twitter
  5. Facebook
5. Facebook 페이스북

재작년(2007)에 가입했지만 쓰지는 않았다. 가끔 친구신청이 들어올 때마다 허락하러 들어갔을 뿐. 블로고스피어를 통해 동향만 파악하고 있었다. 막연히 마이스페이스나 싸이월드와 비슷한 소셜 네트웍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허구(정현주)의 코멘트에 "삘 받아" 지난 한 주간 열심히 써봤다. 아아, 써보지도 않고 그저 싸이월드 비슷하다 말하다니 나는 얼마나 무책임했던가!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FB는 기본적으로 싸이월드와 비슷한 서비스라고.

내 다른 웹 활동들을 FB로 끌어들이는 것부터 FB 체험주간을 시작했다. 플릭커, 트위터, 딜리셔스... 예전에는 친구들을 통해 새로운 어플을 발견하기가 훨씬 쉬웠던 것 같은데. 이번엔 하나하나 검색 후 추가해야만 했다. 어플을 설치할 때마다 권한 설정을 묻는데, 매번 바짝 긴장하게 되지만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개편 탓인지 많은 어플들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 이런 얼어죽을... @$!%^!

그 다음은 네트웍 정비. 친구의 친구들을 둘러보며 관계를 확장하기는 쉬웠다. 하지만 공통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통해 발견한 낯선 이에게 친구신청을 하긴 어려웠다. 거절 당하면 어쩌나? 생판 모르는 사람의 신청을 받아줄까? 나 역시 '공통의 친구 mutual friends'가 없는 친구신청을 받은 적이 없는데...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친구에게만 프로필을 공개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친구신청을 하는 건 더더욱 어려웠다. (아니 뭘 알아야 신청을 하던가 말던가 하지!?)

트위터보다 강력한 프로필 업데이트 기능은 만족스러웠다. 바로 사진을 찍어 올릴 수도 있고(플릭커 연동은 끝내 못 찾았지만), 링크 URL이 160자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댓글도 달 수 있고, 미투처럼 Like 할 수도 있다. (잠깐! 트위터의 하트, FB의 Like, 미투데이의 미투 중 가장 강력한 건 미투다. 미투 히스토리도 쉽게 볼 수 있고, 주는 사람, 받는 사람에 제 3자들까지도 미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비하면 트위터의 하트는 반쪽인 셈이다.)

일반적인 FB 사용자들이 주로 쓰는 기능은 담벼락과 사진첩이다. 담벼락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일기장과 방명록을 합친 것이다.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할 법한 대화들이 공개적으로 오고간다. 그리고 프로필: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시콜콜한 취향과 생년월일을 공개해놓고 있었다. 왜!? 이성친구를 찾기 위해서다. 정성 들인 프로필과 사진첩은 만남을 위해 필수니까. 다시 한 번, 싸이월드다.

(마지막회라고 끊지도 않고 마구 쓰는구나. 아아, 읽는 분들께 쵸큼 죄송~)

트위터의 공개 API 덕분에 수백 개의 어플들이 트위터 밖에 생겨났다. FB는 서비스 안에 수많은 어플들이 들어올 수 있게 허락한다. 흥미로운 차이다. 당연히 서비스 안에 여러 부가기능들이 있는 게 편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 이런 구조는 내게 FB을 이해하지도, 잘 활용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부담감을 주며, FB과 어플 사이에 gap(seam)이 있어 전반적인 UX 품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 문제는 사용기간이 길어지면 완화될 것 같기도 하다.)

겨우 일 주일 써보고 FB이 이렇네 저렇네 하는 게 참 웃긴 일이다. 하지만 어쩌랴. 약속은 약속인 것을. 이것으로 5회에 걸친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SNS 탐방기(?)를 마친다...... 마쳐도 되나? 추가로 다섯 개 서비스를 비교해보면서 뭔가 의미심장한 결론을 내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 흠.

2009년 3월 19일 목요일

SNS Log Part 4) Twitter

네 번째: 트위터에 대해 얘기할 차례네요.
  1. FriendFeed
  2. Tumblr
  3. me2day
  4. Twitter
  5. Facebook
4. Twitter 트위터

가입은 작년 2월에 했지만, 올해 1월 14일부터 쓰기 시작했다. 두 달 동안 226개의 '트윗'을 올렸다. 90명을 follow하고 있으며, 130명이 나를 follow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들락거린다. 심지어 스마트폰도 아닌 휴대폰 WAP까지 동원해서! 메신저나 실시간 알림을 귀찮아하지 않았다면 전용 클라이언트를 쓰고 있었을 거다. 한창 미투데이에 빠졌을 때도 이렇게까지 열심히 쓰지는 않았다.

트위터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거기에 있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파티 같다. 넓은 실내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대화를 듣다가 슬쩍 한 마디 던지며 끼어든다: "저는 아이폰보다는 팜 프리가 기대돼요. Web OS라니, 멋지지 않아요?" 대화는 그것으로 끝날 수도 있고('아이폰을 두고 팜이라니, 바보로군!'), 누군가 대답하며 이어질 수도 있다. ("역시 안드로이드가 좋지 않겠어요?")

국내 트위터 네트워크의 메가 허브 격인 허진호 박사님을 통해 (다른 네트웍에서는 어지간해서는 만나기 힘든) 업계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 내가 트위터에 빠져드는 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거기에 Hyun_Chung, namho님 등의 주옥 같은 트윗들을 만나면서 나의 '트위터 사랑'은 더 커졌다. 회사의 장벽, 국가의 장벽을 넘는 소통이 트위터에선 가능하다. (페이스북도 글로벌 플랫폼이지만 외국인들과 '프렌드'가 되기는 쉽지 않다. intimacy 레베루가 다카이카라!)

얼마 전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읽은 경구가 있다: "The Less is New More". 이것이야말로 내가 페이스북보다 트위터를 좋아하는 이유다.

To be Concluded......

2009년 3월 18일 수요일

SNS Log Part 3) me2day

자, 오늘은 미투데이를 살펴보도록 하죠.
  1. FriendFeed
  2. Tumblr
  3. me2day
  4. Twitter
  5. Facebook
3. me2day 미투데이

요즘 내 미투데이는 테트리스 로그로 변신했다. 테트리스가 요즈음 나의 대표적인 일상이기 때문이다.미투데이는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한 줄 블로그다. 모바일 연동이 귀한 대한민국에서 별 문제 없이 SMS, MMS 연동이 되는 (적어도 내가 쓰는 서비스 중에서는) 유일한 서비스다. 휴대폰 메시지 지원을 잘해주는 덕분에 자잘한 일상을 생생하게 기록하기에 더없이 좋다. (쫌 너무) 복잡한 토씨, 입력창 하나 열려있지 않은 하루 등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간결하고 편하게 만들었다.

링크 걸기가 불편하긴 하지만, 정보 공유용으로 쓰기에도 나쁘지는 않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링크와 함께 자신의 코멘트를 올린다. 말하자면 원격 뉴스 댓글인 셈. 당연히 포털 뉴스에 달리는 댓글보다 품질이 좋다. 미투데이가 viral 정보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존재감이 희미한) 북마클릿보다는 "미투"라는 장치다. 이 작은 액션이 정보 소비자에게는 북마크로, 정보 제공자에게는 피드백으로 기능한다. (미투데이라는 서비스의 핵심 아이덴티티 요소이자 문화적 아이콘이기도 하다.)

자, 이제 문제점. 내가 겪고 있는 문제는 네트웍의 모호함이다. 나는 210명과 친구관계를 맺고 있다. 여기엔 퍼스널 네트웍(친구들), 프로페셔널 네트웍(업계 지인들), 그리고 만박을 통해 친구가 된 "서로 모르는 남남"들이 섞여있다. 나는 어떤 때는 친구들을 의식해 나의 자잘한 일상을, 때로는 업계 지인들을 위해 뉴스 링크를 올린다. 하지만 친구들에게 링크는, 업계 지인들에게 내 일상은 원치 않는 정보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잡음이 많다. 나 역시 친구들의 글을 잘 읽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도 많고 올라오는 글도 많은데, 읽을 만한 글 몇 개를 건지려고 그 많은 데이터를 스캔할 수는 없다. (예외적으로 아내의 미투데이 피드만 구글 리더로 구독한다. 놓치면 안될 일상이니까.) 얻는 게 있어도 비용이 크면 버리는 게 상책이다.

미투데이는 좋은 서비스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기엔 이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 블로그? 텀블러? 아니, 지금 내겐 미투데이가 유일한 답으로 보인다. 그런데, 일상의 기록과 공유라... 이게 정말 내게 필요한 건가? 앞으로도 계속하게 될까? 응. 적어도 당분간은 그럴 것 같다.

To be Continued...

2009년 3월 17일 화요일

SNS Log Part 2) Tumblr

오늘은 텀블러를 살펴볼까요?
  1. FriendFeed
  2. Tumblr
  3. me2day
  4. Twitter
  5. Facebook
2. Tumblr 텀블러

텀블러는 흔히 'microblog'로 분류되지만, 'tumblelog'라는 자체 카테고리를 갖고 있기도 하다. (나는 종종 텀블러를 'mini-blog'라고 부른다. In between maxi & micro. Get it? =) 블로그가 여러 개의 콘텐트 조각들을 엮어 하나의 긴 게시물을 발행하는 도구라면, '텀블로그'는 콘텐트 조각들을 수집하는 동시에 바로 발행하는 도구다. 편집 단계가 없이 마음에 드는 콘텐트 조각을 발견했을 때 바로 발행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텀블러의 매력이다.

텀블러는 북마클릿을 통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웹페이지에 포함된 사진이나 동영상을 간편하게 수집하게 해준다. (덕분에 텀블러에는 수많은 '이미지 북마커'들이 있고, 나는 더 이상 ffffound!를 찾지 않는다.) 나는 텀블러를 쓰는 아내와 공유하기 위해 멋진 이미지나 동영상을 스크랩하거나, 친구를 위해 링크나 텍스트를 스크랩한다. 가끔은 짧은 글을 올리기도 한다. 블로그에 올리기엔 하찮고, 미투데이나 트위터에 올리기엔 너무 긴 그런 글들을. 그런 다음 트위터에 링크를 날리기도 한다.

텀블러는 댓글 기능이 없다. 그 대신 'like'와 'reblog'가 있다. 'reblog'는 트위터의 'retweet'과 비슷하다. 마음에 드는 게시물을 내 텀블러에 담는 동시에 내 구독자들에게 전파한다. (이때 내 코멘트를 첨가할 수 있는데, 이 코멘트는 게시물의 일부가 되어 'reblog'를 통해 함께 전파된다.) 내가 구독하는 18개의 텀블러 중 대다수는 'reblog'를 통해 발견한 것들이다.

내 텀블러의 제목은 "이나무의 스크랩북"이다. 그러나 여기에 스크랩 된 콘텐트 "조각"들은, 네이버 블로그 스크랩북(펌북)에 담기는 게시물과는 달리, 맥락에서 분리되고 modular해서 보다 리믹스에 적합한 조각들이다. 아아, 정말이지 기대되는 플랫폼이다!

To be Continued......

SNS Log Part 1) Friendfeed

몇 개의 소셜 네트웍 서비스들(SNS)을 내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얻고 있으며 어떤 점이 아쉬운지 가볍게 소개하는 연작 포스팅을 시작한다. (포스트 한 개로 쓰려니 너무 길어져서 나라도 안 읽겠더라.)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고, 여러분의 사용 경험도 나눠주세요!
  1. FriendFeed
  2. Tumblr
  3. me2day
  4. Twitter
  5. Facebook
1. FriendFeed 프렌드피드

FriendFeed (이하 FF)는, 전문용어로 얘기하자면 (흠흠), "퍼스널 피드 어그리게이터 personal feed aggregator"다. 내가 생산하고 수집하는 모든 정보를 한 곳에서 보여준다. 누구든지 내 FF 페이지에 오면 내 블로그, 딜리셔스, 미투데이, 플릭커, 구글리더, 텀블러, 트위터, 유투브, 페이스북에 업데이트 되는 내 온라인 활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나는 27명의 FF를 구독하고 있으며, 30명이 내 FF를 구독하고 있다.

FF는 사람보다는 정보 중심의 도구다. 각 항목마다 댓글을 달 수 있지만, 워낙 막대한 양의 정보가 "흘러가고" 있어 대화가 들어설 틈이 없다. 정보 취득을 위한 "Professional" 피드들과, 일상 공유 및 소통을 위한 "Personal" 피드들을 분리해서 쓰기를 사용자들에게 권하지만, 나는 이 그룹 기능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도 다목적 도구로 여러 가지를 처리하기 보다는, 각각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별개의 도구를 사용하고자 하는 내 성향 탓이겠지.

FF를 쓰면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신호대잡음비가 낮다는 거다. 즉, 의미 없는 정보가 너무 많다. 이는 내가 플릭커에 사진을 올리거나 딜리셔스에 북마크를 추가할 때, 이것이 FF로 발행된다는 사실을 내가 잊고 있기 때문이다. 구독자를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정보를 거르지 않는다. 그 덕에 FF는 엄청난 데이터의 흐름을 쥐는 대신, 구독자에게 있어 정보 취득 채널로서의 가치는 그닥 높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유형의 피드를 내 정보 흐름(stream)에서 숨기는 기능이 있지만 그렇게까지 신경쓰고 싶지는 않다.

내게 FF는 동적인, 실시간 프로필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지금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보려면 FF를 보라고 말해줄 것이다. (그래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이 블로그 사이드바에 FF 위젯을 단 것이지.) 그리곤 덧붙일 거다. "하지만 구독할 필요는 없어요." 나조차도 잘 들어가보지 않으니까 말예요. 내 모든 온라인 활동이 FF로 흘러가지만, 피드백이나 인터랙션은 거의 없어서죠. FF는 "Friend"와 "Feed"를 조합해서 페이스북(Facebook)과 흡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페이스북 대신 FF를 써야할 이유까지는 주지 못했다.

To be Continued......

여러분은 FF를 어떻게 쓰고 계세요? 어떤 사람들을 구독하세요? 점수를 준다면 발행자로서 몇 점, 구독자로서 몇 점을 주시겠어요?

2009년 2월 19일 목요일

Twitter vs. me2day

트위터미투데이는 둘 다 짧은 메시지로 생활을 기록하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정보를 공유하면서 관계를 유지 또는 확장하는 도구다. 그렇다. 흔히 “마이크로블로깅” 도구라고 한다. 하지만 이 단어는 트위터보다는 미투데이에 더 잘 들어맞는 것 같다. 트위터에게는 “마이크로메시징” 도구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

나는 사람들이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쓰는 이유를---이미 앞서 밝혔지만---기록, 대화, 정보, 관계라는 네 개의 키워드로 본다. 이 네 개의 키워드가, 이제 시작되는 글에서 트위터와 미투데이의 차이점을 드러내는 열쇠가 될 것이다.

1) 페이지 구조 -- “기록”
미투데이에서 “홈”이란 내 페이지를 가리킨다. 내 페이지와 친구들 페이지가 따로 존재한다. 미투데이의 내 페이지는 나의 일상과 생각을 축적해가는 “내 공간”이다. “돌아보는”이라는 제목의 아카이브 페이지는 미투데이가 비록 마이크로 단위지만, 여전히 블로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내 페이지는 블로그, 친구들 페이지는 피드리더인 셈이다.

그러나 트위터의 “홈” 페이지는 나와 친구들의 메시지를 함께 보여주는 통합 페이지다. 메시지를 확인하고 변화를 추적하는 “상황판(dashboard)”의 개념이지, 공간의 느낌은 없다. 미투데이처럼 날짜를 부각시키거나 “누구누구의 트위터”라는 타이틀도 없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이 두 가지 도구의 용도를 각기 다르게 인지한다. 미투데이는 블로그와 같은 기록의 공간으로, 트위터는 이메일이나 IM(메신저)와 같은 소통의 도구로 받아들여진다.

2) 소통의 방식 -- “대화”
미투데이에는 “글”과 “댓글”이 있다. 우리 모두에게 매우 익숙한 구조다. 내가 글을 올리면, 친구들이 그에 응해 댓글을 단다. 응답이 한 눈에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글 쓴 이를 모르는 사람은 쉽게 끼어들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또한, 댓글은 글 뒤로 묻혀버려, 쉽게 잊혀진다. 댓글을 단 사람은 그 글을 다시 찾지 않는다. 대화의 지속성이 거의 없다. 쉽게 묻히는 만큼, 쉽게 쓰게 된다. 자연히 의미 없는 댓글이 많아진다.

트위터에는 댓글이 없다. 그 대신 이메일처럼 답장(reply)과 전달(retweet)이 있다. 글과 댓글 구조에서 글은 주인이고, 댓글은 손님이다. 하지만 트위터에서는 모든 글이 동등하고 독립적이다. 답장은 댓글과 달리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느낌이 없다. 친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대화에 뛰어들 수 있다. 답장은 다른 글과 마찬가지로 내 친구들 모두에게 방송된다. 댓글보다는 신중하게 된다.

트위터에서 발생하는 대화는 매우 강한 지속성을 가질 여지가 있다. 하지만 끊임 없이 분기되는 이 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방법을, 트위터는 (아직?)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3) 링크를 거는 방식 -- “정보”
트위터에서는 “http”로 시작하는 주소를 적으면 거기에 자동으로 링크가 걸린다. 초기학습이 필요 없다. 그러나 140자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소가 길면 코멘트를 쓸 여백이 남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트위터에서 링크를 걸 때는 주소를 짧게 줄여주는 부가도구를 사용한다. 이 부분은 학습이 필요하다. 짧게 줄인 주소는 내용 유추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이다.

미투데이에서 링크를 걸려면 텍스타일(textile)이라는 특수한 문법을 알아야 한다. 학습이 필요할뿐더러, 실수의 여지가 많아 미리보기 영역이 필요하다. 그러나 링크를 메시지 안에 깔끔하고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어 메시지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트위터와 미투데이의 링크를 거는 방식은 각자의 특성과 잘 맞는다. 미투데이의 조금 어렵지만 깔끔한 산출물을 내는 방식은 “기록”과 잘 맞고, 트위터의 거친 방식은 “대화”에 더 적절하다.

4) 친구가 되는 방식 -- “관계”
미투데이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합의해야 친구가 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친구신청을 거절하거나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나 같은 A형에게만 그런지도 모른다.) 관계를 끊는 것도 부담스럽다. 합의 하에 맺은 관계라 더욱 그렇다.

트위터에는 “친구신청”이 없다. 대신 “Follow”가 있다. “추종”이라 번역하면 상당히 무겁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엔 “구독” 정도가 알맞은 번역이다. (영어로 “Are you following me?” 하면 “너, 내 말 듣고 있니?” 라는 뜻이다.) 수락이나 거절이 필요 없는 부담 없는 관계다. 내가 당신을 구독하기 시작했다고, 당신이 나를 구독할 필요는 없다. 구독을 끊는 것도 쉽다.

트위터에서는 관계가 유동적이다. 공개적인 답장을 통해 새로운 인물을 발견하기 쉽고, 친구의 친구가 잘 드러나기 때문에 관계의 확장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관계를 쳐내기도 쉽기 때문에 관계망의 변화는 더욱 신속할 수 있다.

결론...?
트위터는 메일과 IM(메신저)의 후손이자 SMS의 친척이다. 실시간에 가까운 비동기식 대화 도구---이것이 트위터의 정체다. 메시지는 답장(reply)과 전달(retweet)을 이용, 느슨하고 유연한 네트워크들 사이로 빠르게 전파된다.

미투데이는 블로그의 후손이다. 일상, 생각, 느낌을 기록하고 쌓으며 이를 지인들과 나누는 기록/발행 도구…… 즉, 콘텐트 관리 도구(CMS)다. (두둥!) 포스트는 상대적으로 고정된 네트워크 안에서 소비되고, 댓글이 달리고, 아카이브에 보관된다.

하지만 트위터는 대화 도구, 미투데이는 기록 도구라고 선을 긋는 것으로 결론을 낼 수는 없다. 출신성분이 다른 이 두 개의 도구는 서로를 닮는 쪽으로 진화를 계속해왔고 아직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 서로 다른 출신성분이, 각 도구가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덧붙이는 말
나는 미투데이를 비교적 오랫동안 써왔기에 비교적 익숙하고 안정된 상태다. 하지만 트위터를 쓴 지는 얼마 안되어 아직은 탐험하는 시기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의 차이가 미투데이와 트위터를 비교하는 데 있어 다소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른다.

다음 글이 좋은 참고가 되었다: Twitter Changes Everything. The World Just Got Faster -- A Case Study (Full Version)

아무쪼록 댓글이나,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통해 다른 생각을 많이 들을 수 있길 바란다.

2009년 2월 16일 월요일

My News Sources

난 TV가 없다. 신문도 안 본다. 네이버나 다른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내게 중요한 뉴스들은 알아서 내게 들려온다. 어떻게?

주된 소스는 RSS 피드다. 세상이 돌아가는 전반적인—정치, 경제, 문화, IT 등—모습을 국내외의 블로거들이 논평과 함께 전해준다. 그리고 이메일이 있다. 마이크로탑텐의 몇 개 뉴스레터를 통해 주로 국내 IT 관련 소식을 얻는다. (구글 알리미는 더 이상 쓰지 않는다.) 미투데이, 트위터, 프렌드피드마이크로블로깅 네트워크들의 촘촘한 그물망이 그 뒤를 지키고 있다. 이 3단계 그물에까지 걸리지 않는다면, 내게 중요하지 않은, 몰라도 괜찮은 뉴스일 것이다.

리드라이트웹, 매셔블, 테크크런치 등 다수가 구독하는 소스는 구독을 해지했다. 워낙 업데이트가 잦아 부담스러울 뿐더러, 중요한 업데이트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걸러진다.

일 주일에 두세 번 테크밈에 들어가 본다. 유일하게 내 쪽에서 찾아가 보는 뉴스 사이트다. 무엇보다 이슈의 핵심을, 관련 글의 제목들만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최고다.

나의 뉴스 소비는 이처럼 어느 정도 효율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여전히 좀 더 효율적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저장하고, 재생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그래서 GTD 관련 정보를 구독한다. 참 우스운 일이다 :-)

2009년 1월 30일 금요일

Playlist is Content

이 글은 콘텐트 유통업계에 있는 지인에게 보낸 메일이다.
보내고 보니 앞으로 블로그를 이런 톤으로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올려본다.
(조금 첨삭한 부분이 있긴 하다.)



아침 출근버스 안에서 음악을 듣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메모를 안 해놓고 이제야 적어서 잃어버린 부분이 많을 것 같아.

How do I Listen to Music
내가 음악을 듣는 방식을 생각해봤어. 주로 아이팟의 셔플(shuffle)로 듣지. 음악을 앨범 단위로 듣는 건 완전히 끝난 밈(meme)이고,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셔플을 이용할 거야. 그렇기에 "아이팟 셔플" 같은 제품이 존재할 수 있는 거지. 그런데 "셔플"이 뭔지 생각해보면... "무작위 재생목록(random playlist)"이라 이거야.

Evolution of the Playlist
"재생목록"은 옛날부터 있었지. 윈앰프 시절부터. 그러다 아이튠즈의 버전 몇인가부터 "똑똑한(smart)" 재생목록이 생겼어요. 음악의 메타정보--ID3 태그의 연도, 장르 등을 이용하거나 나의 소비성향--재생 빈도, 별점 등을 이용해서 "거의 자동으로" 재생목록을 만들어주는 거지.

그리고 얼마 전에는 "천재적인(genius)" 재생목록이 생겼어요. 집단지성을 활용해서 비슷한 취향의 (혹은 유형의) 음악들을 묶어주는 거야. 장르가 달라도, 재생 빈도가 달라도 묶일 수 있게 된 거지. 그런데 이건 판도라 라디오(pandora.com)나 라스트에펨(last.fm)에서 이미 구현한 거지. 비록 음악의 관계도를 그리는 방식과 기반기술은 다르지만, 어쨌거나 새로운 건 아니란 거야. 하지만 애플은 어쨌거나 이걸 만들었지. 왜? 첫째, 사람들이 원하니까. 수많은 음악들 중에 내 취향에 맞는 것만 골라주어 내 시간과 수고를 덜어주니까. 둘째, 더 많은 음악을 팔 수 있으니까. "나만의 취향이 있는" 고객들에게도 새 음악을 들이밀 수 있으니까.

Is Playlist Content or Meta-content?
재생목록은 메타콘텐트, "곁다리" 콘텐트 취급을 받아왔어. 음악이 진짜 콘텐트고, 재생목록은 그냥 곁다리였던 거지. 하지만 음악 콘텐트의 양이 늘어나고 품질과 가치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메타콘텐트, 즉 재생목록의 가치가 높아졌어. 일례로 몇 년 전에 불었던 컴필레이션 앨범들을 봐. 연예인 이름과 사진을 붙인 믹스테입(mixed-tape)이 엄청나게 팔렸잖아! 와이어드 잡지의 What's on your playlist? 코너도 있었지.

Sell the Playlist: Provide Exclusive, Added Value
뮤지션을 키우고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업은 딴따라 양아치들에게 맡겨두고, 유통에서 붙일 수 있는 독점적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라구. 재생목록에서 그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스타 뮤지션의 재생목록"을 만들어봐. 이적이 즐겨듣는 노래들은 뭔지, 타블로가 추천하는 음악들은 뭔지.

아, 젠장 맞을. 여기까지 치고 "지식인의 서재" 얘기를 하려고 네이버에 갔더니 이미 얘네들은 하고 있네. 바로 이런 거야. 내가 말하려던 게. 김진표가 추천하는 앨범들 좀 봐. 팔려봤자 얼마나 팔리는 곡들이겠어? 근데 김진표가 추천하잖아. 좋다고. 들어보라고. 판매량 곡선이 엄청 상승하겠지.

근데 형네 회사는 네이버보다 훨씬 잘할 수 있잖아. 음악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회사고, (휴대폰이라는) 소비채널을 틀어쥐고 있잖아. (누가 네이버에서 음악을 돈 내고 듣겠어?) 스타의 추천음악이 시작이 되고, 나중엔 소비자들이 재생목록을 만들게 해야지. 누가 더 잘 만드나 이벤트도 열고, 투표도 하게 하고, 평론가로 키워서 컬럼도 쓰게 하고.

그 뿐인가? 메르세데스 벤츠 믹스 테입처럼 "간지 나게 보이고 싶은" 회사들도 도와주고. 매주 자동으로 재생목록이 배달되면, MP3 플레이어에 든 음악도 바뀌고, 내 컬러링도 바뀌고. 심지어 비 오는 날엔 날씨에 따른 추천 재생목록이 적용되기도 하고. 이런 콘텐트는 음악이랑 달라서 형네 콘텐트가 되는 거야. 앞에서 얘기한 "독점적 부가가치"가 되는 거지.

Bottomline: Playlist is Context is Story-telling is King
요점은 스토리야. 옛날엔 노래 한 곡 한 곡이 시였고, 이야기였지. (아, 그 때가 좋았지!) 요즘 음악에선 스토리가 없어졌잖아. 분절된 메시지들만 남았지. 근데 사람들은 여전히 스토리를 원하잖아. 난 재생목록이 그거라고 생각해. 재생목록을 잘 만들어서 팔아봐, 형. 그래서 돈 많이 벌면 나 잊지 말고~ ㅎㅎㅎ

2009년 1월 16일 금요일

D'oh!

젠장. 블로깅 스타일이 어쩌다 이 모양이 됐냐? 어깨에 힘 팍 주고 긴장 200%. 이러니 이렇게 지루하고(하품) 딱딱한 '부장님 블로그'가 됐지. 내가 왜 그랬을까? 아마추어처럼.

부드럽고 자유분방하게, 나의 개성이 드러나게 써보자!

2009년 1월 13일 화요일

I am a Web Service Designer

내 명함의 이름 옆에는 앞면에 제품기획, 뒷면에 Product Designer 라고 적혀있다. 또 다른 명함에는 웹서비스 디자이너 라고 적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나를 소개할 때는 "웹 서비스를 만든다" 고 얘기하고, "개발이세요?" 하고 물으면 "기획입니다" 하고 대답한다.

나 같은 직종의 사람을 업계에서는 흔히 웹 기획자 라고 부른다. 우리말 사전에서 '기획'을 찾아보았다.
기획企劃
[명사] 일을 꾀하여 계획함.

일본에서는 畵(그림 화)를 써서 畵이라고도 한다. 그림을 그린다라... 디자이너라는 명칭과 좀 더 가까이 닿아있는 듯 느껴진다.

제품기획자(Product Designer, 통칭 웹 기획자)가 하는 일은 그 범위가 넓다. 그러나 가장 널리 알려진 제품기획자의 업무는 상세화면 기획서(스토리보드라고도 부른다) 작성이다. 사용자에게 보여질 화면들의 위치와 각 화면에 들어갈 요소들을 정리하고, 표면적인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다. 이 과정을 상세기획, 또는 하위기획이라고 부른다.

하위기획이 있으면 상위기획도 있는 법. 시장이(또는 내게 월급을 주는 기업이) 어떤 제품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시장환경을 분석하여 새 제품의 컨셉을 잡는 과정을 상위기획이라 한다. 시장을 관찰하고, 변화를 감지하고, 욕구를 파악하여 이를 하나의 제품으로 기획하는 일이다. 흔히 전략기획이라고도 부른다.

이 두 가지가 끝이 아니다. 조직의 속성에 따라 제품기획자가 프로젝트 관리자(흔히 PM)를 함께 맡는 경우가 많다. 또한 큰 조직이 아니라면 제품 출시 전후 마케팅과 운영기획도 주도하는 경우 역시 많다.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에서 이들의 상이한 사고와 언어를 통역하고 조율하는 동시통역사 역할도 흔히 기획자의 몫이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위에서 얘기한 제품기획 업무들과 그 과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소개하고, 이를 잘하기 위해서 어떤 기술이나 훈련이 필요한지 (천천히) 이야기해볼까 한다. 나 한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하는 글이라 다소 폭이 좁고 깊이도 얕겠지만 몇몇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To be Continued...

관련링크: '인터랙션 디자인' 대신 '제품기획'이라 부른다 by 도비호

2009년 1월 6일 화요일

Learning from Index Cards

지금 제작 중인 새로운 블로그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전문적인 블로깅--또는 글쓰기의 지원이다. 그 구체적인 지원방법이 될 "PxP Editor"와 "Content Repository"의 아이디어는 색인 카드 index card 로부터 얻었다.

색인 카드는 (좀 과장하면) 청테입 duct tape 만큼이나 활용처가 다양하다. 하지만 생각과 정보를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정보포획 도구 info-caching tool 로의 활용, 그리고 자유로운 배열과 첨삭을 통해 서사구조를 매끄럽게 다듬는 프로토타이핑 도구 prototyping tool 로의 활용에 주목했다.

빠르면 2월 중에 선보일 이 블로깅 도구의 이름은 *******이다. 기대하시라 ;-)

관련링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