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일 목요일

Mobile Web-Apps Camp

"모바일 위젯의 기술 동향과 이슈"라는 주제로 열린 제8회 Mobile Web-Apps Camp에 다녀왔다. (다음 모바일 본부장 김지현(@oojoo)님 추천 트위터 보고 참석했는데, 막상 당신은 안 오셨다능;;) 발표 내용 정리 같은 건 집어치우고, "유선 쪽" 뜨내기가 어제 느끼고 배운 점 몇 가지만 적어보자.

우선 몇 가지 기본정보.
  • 국내 이통 3사 모두 앱스토어(모바일 어플 오픈마켓) 준비 중
  • SKT는 "아이토핑", LGT는 "오즈", KT(F)는 이름 미정
  • 개발자 유치 위해 개발자 배분율 9:1까지도 고려
그야말로 앱스토어의 범세계적 춘추전국시대(라고 쓰고 '개판'이라 읽는다.) OS 전쟁, 브라우저 전쟁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OS 가진 놈, 브라우저 가진 놈, 디바이스 가진 놈, 통신망 가진 놈, 콘텐트 가진 놈들이 전부 뛰어든다. 이들이 노리는 건 '모바일 플랫폼', 구체적으로 말하면 '새롭게 떠오르는 휴대용 무선통신기기 시장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트 유통을 아우르는 통제권'이다.

가장 유력한 건 역시 애플이다. 먼저 시작한 만큼 한참 앞서있는 데다, OS, 브라우저, 디바이스, 콘텐트를 모두 가졌다. 브라우저만 가진 오페라, 디바이스만 가진 삼성, 통신망만 가진 SKT 등이 이에 맞서 경쟁하긴 어렵다. (그런데 컨소시엄으로 뭉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자기네가 홀로 먹겠단다. 쯧쯧쯧~)

어제의 가장 큰 화두는 "표준"이었다. 그러니까... 개발자가 어플을 개발하면, 이게 SKT의 삼성 폰에서도 돌아가고, KT의 아이폰에서도 돌아가고, Vodafone의 LG 폰에서도 돌아가면 좋겠다는 거지. (Write Once, Run Anywhere! 와우~ 왓 어 원더풀 월드!) 이게 화두일 수 밖에 없는게, 위피에 심하게 데었거든. 어플 개발할 때마다 수십 개의 폰에서 다 테스트를 해야 했으니. 거기에 모바일 어플의 개발환경이 Javascript + XML로 거의 굳어지고 있어서 "그래? 개발환경이 다 같으면 호환성 구현도 쉽겠네?"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근데 (IMHO,) 표준화가 될 리가 없다. 첫째, 앞서 말했듯이, 온갖 업체들이 이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성배를 차지하려고 전쟁에 뛰어든 판이다. 애플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뛰어드는 게 아니다. (그런 놈도 몇 있겠지만.) 워낙 파이가 크니까 조금이라도 차지하려고 뛰어드는 거다. 애초에 표준화 생각이 없다. 그러면서 "야야야, 표준화하면 좋잖아. 우리껄로 표준화하자." 막 이런다;;

둘째, 디바이스마다 사양과 기능, 내부 통신 프로토콜이 천차만별이다. 제대로 된 모바일 어플은 디바이스 내의 데이터 억세스, 컨트롤 연동, 그리고 seamless한 사용자 경험을 필요로 한다. (쉽게 말해, 전화번호부 억세스나 카메라 조작이 가능해야 된다는 말씀.) 차라리 세계공통화폐를 만드는 게 더 쉽지 않을까? 아무튼 이 춘추전국시대는 꽤 오래 갈 것 같으니... 소비자와 개발자만 불쌍하다.

각설하고, 그럼 우리 유선(아, 이거 버릇 되겠네;;) 웹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1. 모바일 웹만 신경 쓰면 된다. 어플/위젯은 안 만들어도 된다.
  2. 아이폰용 어플만 만들면 된다. (안드로이드는 옵션)
  3. 아이폰과 국내 이통 3사용 어플을 모두 만들어야 한다. (LGT는 우선순위 최하)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막 적어도 1번은 절대로 아니다. 이게 내가 어제 캠프에서 건진 가장 큰 교훈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우리는 모바일 컴퓨팅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댓글 3개:

  1. 잘 읽었습니당.. 안드로이드를 추천합니다. 라이센스 비용을 물 이유가 없으므로, 다른 사자들이 다 덤벼들 가능성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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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실 가장 큰 소득은 어제부터 모바일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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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시원하게 정리 잘 해주셨네요. ㅎㅎ 저는 일단 2번에 한 표.

    이통사가 주도권을 잡고 싶어하는 건,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KT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NHN에 추월당한 기억도 있으니) 논리적으로는 어처구니가 없는데요. 그래도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분들이니 손쉽게 포기하진 않겠죠?

    이 개판 상황으로 인해 소비자/개발자가 불이익을 받는 상황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똥은 똥이고 된장은 된장인지라, 결국에는 기괴한 형태로 난립한 것들이 대충 정리가 되리라고 생각해요.

    너무 평이한 결론이긴 하지만, 일단은 API를 정비/오픈 하여 다양한 플랫폼에 대해 어플을 개발할 수 있는 통로만 열어주고, 자체적으로는 모바일에서 서비스가 가질 수 있는 가치를 극대화한 어플을 '된장' 플랫폼에 집중하여 퍼블리싱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너무 평이한 결론이긴 하지만 -_-) 지금으로선 된장 1순위는 아이폰, 안드로이드, 그리고 삼성의 지원을 얻은 (맞나?) WM 정도로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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