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와 미투데이는 둘 다 짧은 메시지로 생활을 기록하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정보를 공유하면서 관계를 유지 또는 확장하는 도구다. 그렇다. 흔히 “마이크로블로깅” 도구라고 한다. 하지만 이 단어는 트위터보다는 미투데이에 더 잘 들어맞는 것 같다. 트위터에게는 “마이크로메시징” 도구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
나는 사람들이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쓰는 이유를---이미 앞서 밝혔지만---기록, 대화, 정보, 관계라는 네 개의 키워드로 본다. 이 네 개의 키워드가, 이제 시작되는 글에서 트위터와 미투데이의 차이점을 드러내는 열쇠가 될 것이다.
1) 페이지 구조 -- “기록”
미투데이에서 “홈”이란 내 페이지를 가리킨다. 내 페이지와 친구들 페이지가 따로 존재한다. 미투데이의 내 페이지는 나의 일상과 생각을 축적해가는 “내 공간”이다. “돌아보는”이라는 제목의 아카이브 페이지는 미투데이가 비록 마이크로 단위지만, 여전히 블로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내 페이지는 블로그, 친구들 페이지는 피드리더인 셈이다.
그러나 트위터의 “홈” 페이지는 나와 친구들의 메시지를 함께 보여주는 통합 페이지다. 메시지를 확인하고 변화를 추적하는 “상황판(dashboard)”의 개념이지, 공간의 느낌은 없다. 미투데이처럼 날짜를 부각시키거나 “누구누구의 트위터”라는 타이틀도 없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이 두 가지 도구의 용도를 각기 다르게 인지한다. 미투데이는 블로그와 같은 기록의 공간으로, 트위터는 이메일이나 IM(메신저)와 같은 소통의 도구로 받아들여진다.
2) 소통의 방식 -- “대화”
미투데이에는 “글”과 “댓글”이 있다. 우리 모두에게 매우 익숙한 구조다. 내가 글을 올리면, 친구들이 그에 응해 댓글을 단다. 응답이 한 눈에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글 쓴 이를 모르는 사람은 쉽게 끼어들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또한, 댓글은 글 뒤로 묻혀버려, 쉽게 잊혀진다. 댓글을 단 사람은 그 글을 다시 찾지 않는다. 대화의 지속성이 거의 없다. 쉽게 묻히는 만큼, 쉽게 쓰게 된다. 자연히 의미 없는 댓글이 많아진다.
트위터에는 댓글이 없다. 그 대신 이메일처럼 답장(reply)과 전달(retweet)이 있다. 글과 댓글 구조에서 글은 주인이고, 댓글은 손님이다. 하지만 트위터에서는 모든 글이 동등하고 독립적이다. 답장은 댓글과 달리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느낌이 없다. 친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대화에 뛰어들 수 있다. 답장은 다른 글과 마찬가지로 내 친구들 모두에게 방송된다. 댓글보다는 신중하게 된다.
트위터에서 발생하는 대화는 매우 강한 지속성을 가질 여지가 있다. 하지만 끊임 없이 분기되는 이 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방법을, 트위터는 (아직?)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3) 링크를 거는 방식 -- “정보”
트위터에서는 “http”로 시작하는 주소를 적으면 거기에 자동으로 링크가 걸린다. 초기학습이 필요 없다. 그러나 140자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소가 길면 코멘트를 쓸 여백이 남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트위터에서 링크를 걸 때는 주소를 짧게 줄여주는 부가도구를 사용한다. 이 부분은 학습이 필요하다. 짧게 줄인 주소는 내용 유추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이다.
미투데이에서 링크를 걸려면 텍스타일(textile)이라는 특수한 문법을 알아야 한다. 학습이 필요할뿐더러, 실수의 여지가 많아 미리보기 영역이 필요하다. 그러나 링크를 메시지 안에 깔끔하고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어 메시지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트위터와 미투데이의 링크를 거는 방식은 각자의 특성과 잘 맞는다. 미투데이의 조금 어렵지만 깔끔한 산출물을 내는 방식은 “기록”과 잘 맞고, 트위터의 거친 방식은 “대화”에 더 적절하다.
4) 친구가 되는 방식 -- “관계”
미투데이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합의해야 친구가 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친구신청을 거절하거나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나 같은 A형에게만 그런지도 모른다.) 관계를 끊는 것도 부담스럽다. 합의 하에 맺은 관계라 더욱 그렇다.
트위터에는 “친구신청”이 없다. 대신 “Follow”가 있다. “추종”이라 번역하면 상당히 무겁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엔 “구독” 정도가 알맞은 번역이다. (영어로 “Are you following me?” 하면 “너, 내 말 듣고 있니?” 라는 뜻이다.) 수락이나 거절이 필요 없는 부담 없는 관계다. 내가 당신을 구독하기 시작했다고, 당신이 나를 구독할 필요는 없다. 구독을 끊는 것도 쉽다.
트위터에서는 관계가 유동적이다. 공개적인 답장을 통해 새로운 인물을 발견하기 쉽고, 친구의 친구가 잘 드러나기 때문에 관계의 확장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관계를 쳐내기도 쉽기 때문에 관계망의 변화는 더욱 신속할 수 있다.
결론...?
트위터는 메일과 IM(메신저)의 후손이자 SMS의 친척이다. 실시간에 가까운 비동기식 대화 도구---이것이 트위터의 정체다. 메시지는 답장(reply)과 전달(retweet)을 이용, 느슨하고 유연한 네트워크들 사이로 빠르게 전파된다.
미투데이는 블로그의 후손이다. 일상, 생각, 느낌을 기록하고 쌓으며 이를 지인들과 나누는 기록/발행 도구…… 즉, 콘텐트 관리 도구(CMS)다. (두둥!) 포스트는 상대적으로 고정된 네트워크 안에서 소비되고, 댓글이 달리고, 아카이브에 보관된다.
하지만 트위터는 대화 도구, 미투데이는 기록 도구라고 선을 긋는 것으로 결론을 낼 수는 없다. 출신성분이 다른 이 두 개의 도구는 서로를 닮는 쪽으로 진화를 계속해왔고 아직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 서로 다른 출신성분이, 각 도구가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덧붙이는 말
나는 미투데이를 비교적 오랫동안 써왔기에 비교적 익숙하고 안정된 상태다. 하지만 트위터를 쓴 지는 얼마 안되어 아직은 탐험하는 시기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의 차이가 미투데이와 트위터를 비교하는 데 있어 다소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른다.
다음 글이 좋은 참고가 되었다: Twitter Changes Everything. The World Just Got Faster -- A Case Study (Full Version)
아무쪼록 댓글이나,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통해 다른 생각을 많이 들을 수 있길 바란다.
2009년 2월 19일 목요일
2009년 2월 16일 월요일
My News Sources
난 TV가 없다. 신문도 안 본다. 네이버나 다른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내게 중요한 뉴스들은 알아서 내게 들려온다. 어떻게?
주된 소스는 RSS 피드다. 세상이 돌아가는 전반적인—정치, 경제, 문화, IT 등—모습을 국내외의 블로거들이 논평과 함께 전해준다. 그리고 이메일이 있다. 마이크로탑텐의 몇 개 뉴스레터를 통해 주로 국내 IT 관련 소식을 얻는다. (구글 알리미는 더 이상 쓰지 않는다.) 미투데이, 트위터, 프렌드피드 등 마이크로블로깅 네트워크들의 촘촘한 그물망이 그 뒤를 지키고 있다. 이 3단계 그물에까지 걸리지 않는다면, 내게 중요하지 않은, 몰라도 괜찮은 뉴스일 것이다.
리드라이트웹, 매셔블, 테크크런치 등 다수가 구독하는 소스는 구독을 해지했다. 워낙 업데이트가 잦아 부담스러울 뿐더러, 중요한 업데이트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걸러진다.
일 주일에 두세 번 테크밈에 들어가 본다. 유일하게 내 쪽에서 찾아가 보는 뉴스 사이트다. 무엇보다 이슈의 핵심을, 관련 글의 제목들만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최고다.
나의 뉴스 소비는 이처럼 어느 정도 효율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여전히 좀 더 효율적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저장하고, 재생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그래서 GTD 관련 정보를 구독한다. 참 우스운 일이다 :-)
주된 소스는 RSS 피드다. 세상이 돌아가는 전반적인—정치, 경제, 문화, IT 등—모습을 국내외의 블로거들이 논평과 함께 전해준다. 그리고 이메일이 있다. 마이크로탑텐의 몇 개 뉴스레터를 통해 주로 국내 IT 관련 소식을 얻는다. (구글 알리미는 더 이상 쓰지 않는다.) 미투데이, 트위터, 프렌드피드 등 마이크로블로깅 네트워크들의 촘촘한 그물망이 그 뒤를 지키고 있다. 이 3단계 그물에까지 걸리지 않는다면, 내게 중요하지 않은, 몰라도 괜찮은 뉴스일 것이다.
리드라이트웹, 매셔블, 테크크런치 등 다수가 구독하는 소스는 구독을 해지했다. 워낙 업데이트가 잦아 부담스러울 뿐더러, 중요한 업데이트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걸러진다.
일 주일에 두세 번 테크밈에 들어가 본다. 유일하게 내 쪽에서 찾아가 보는 뉴스 사이트다. 무엇보다 이슈의 핵심을, 관련 글의 제목들만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최고다.
나의 뉴스 소비는 이처럼 어느 정도 효율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여전히 좀 더 효율적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저장하고, 재생산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그래서 GTD 관련 정보를 구독한다. 참 우스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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