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의 성향을 밝혀야겠다. 나는 신문을 보지 않는다. 아니, 단순히 종이신문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네이버 뉴스 섹션도 보지 않는다. TV도 보지 않는다. 아예 TV가 없다. 내가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건 가끔 트위터나 미투데이의 링크를 타고 뉴스 페이지로 간 경우, 그리고 주말에 부모님 집에서 가끔 신문을 뒤적이는 게 전부다. (아 참, 예외적으로 테크밈이 있다. 하루 한 번쯤 접속한다.)
신문의 가치
내가 신문이나 뉴스를 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뉴스의 실시간성을 별로 중요히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이 아프거나, 지인이 상을 당한 일은 한 시라도 빨리 알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하철 9호선 개통 지연, 박영석 에베레스트 등반, KF-16 추락 원인 등의 소식을 내가 매일같이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않나. (방금 네이버 메인에 가서 몇 개의 뉴스 제목들을 가져왔다. 링크는 걸지 않는다.) 게다가 정말 흥미롭거나 중요한 소식이라면 점심시간에 친구나 동료들로부터 듣게 된다.
잡지의 가치
잡지는 신문과는 조금 다르다. 실시간성을 포기하는 대신, 정보의 깊이와 주변 맥락을 충실히 전달한다. (볼 만한 잡지라면 적어도 그렇게 하려 애쓴다.) 실제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떠한 일들이 왜 발생하는지 알고 싶다면 신문보다는 잡지가 더 도움이 된다. (다시 잡지와 책을 비교하는 건 오늘은 건너뛰자.) 그렇다고 내가 잡지를 구독하진 않는다. 블로그가 넘쳐나는데 그럴 필요가 뭐가 있겠나? 나는 블로그를 통해 세상을 보고, 블로거들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그래도 뉴스는 필요하다
내가 직접 뉴스를 소비하지 않음에도, 나는 여전히 뉴스를 필요로 한다. 어디선가 발생한 어떤 사실을 취재하고 전달할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그들이 없이는 뉴스 뿐 아니라 잡지도 블로그도 존재할 수 없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신문이나 방송이 새로운 살 길을 찾기를 바란다. 가뜩이나 좁아진 입지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요즘 자주 들리는 화두 중 하나가 "실시간 웹, the real-time web"이다. 트위터의 급성장이나 전통적 미디어의 쇠락, '마이크로 콘텐트'나 '스낵 컬처'와 같은 맥락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실시간 웹은 지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웹의 일부일 뿐이다. 그러므로 트위터가 블로그나 구글을 대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이크로 콘텐트가 "Full-sized" 콘텐트를, 텀블러가 위키피디아를 대체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고자 하는 얘기가 뭐였더라? 음...... 이게 전부다. 따로 결론은 없다. 굳이 결론이 필요하다면 "역시 책을 읽자" 정도이려나?
전통매체를 새로운 서비스들이 대체하지는 않겠죠. 당연히.
답글삭제그렇지만 확실히 힘을 잃어서 전처럼 돈을 벌지는 못할거예요.
가볍게 대체하는 것들이 인기를 얻을수록
진지한 것들이 더더욱 가치를 갖겠지만,
얘네들이 그다지 (비용대비)효율적이지가 않으니까 투자비용이 확연히 줄어들겠고, 그럼 사회나 정부, 아님 누군가가 도와줘야 할까요??
Huffingtonpost같은 경우는 독자들의 지원보조금을 받아서
1년짜리 기획기사를 쓴다던가 그러던데...
우리나라는 뭐 기부문화나 노블리스 오블리제 이런건 없는데다가,
국민들의 지원을 받아 기획기사같은걸 쓸수있는 신문사가 대한민국에 있을지... 진짜, 우리나라 전통적 매체들이 생각보다 더 빨리 망할까봐 걱정입니다.
어제 이 포스트 쓰자마자 jamiepark님이 tweet해주신 링크 봤어요. 남은 접시가 얼마 없다는... ^^ http://scobleizer.com/2009/04/19/the-newspaper-industry-just-gave-away-another-free-meal-er-twitter-do-they-have-any-left/
답글삭제자생력을 잃는다고 정부가 도와주는 건 절대 안되고, (미디어는 민중을 위해 정부와 기업 등 거대권력을 감시해야 하니까) 한겨례와 경향 등은 최근에 풀뿌리 구독운동으로 도움을 받긴 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였죠.
TV는 신문보다는 오래 갈 것 같은데, 그것도 걱정이에요. 신문과 TV가 나름 서로 견제를 하면서 나름 상호 정화작용을 하는데, 신문이 없어지면 그 역할을 누가 하지?
아무튼 "뉴스"에 대해서는 별 생각 없이 지냈는데, 여러 분들 이야기 듣다 보니 좀 걱정이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