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소셜 네트웍 서비스가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왜 그렇게 급성장을 하고 있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분명히 누군가는 이 오래된 격언을 들먹인다.
"People go where people are."
이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더 많은 사람이 꼬인다는 얘기다. 富益富 貧益貧이랄까? 틀린 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별 도움이 되는 답변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구체적인 질문을 추가해보면 어떨까?
What People? Who?
어떤 장소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이유 만으로 그곳에 가는 일은 거의 없다. (뭔데? 무슨 일로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있는 건데? 하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면.) 당신은 당신이 아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그곳에 간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건, 유명인이건. 꼭 구체적인 인물일 필요도 없다. 어떤 프로필을 충족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란 기대만으로 사람들은 모여든다. "우리 반 아이들"일 수도 있고,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엄마들"일 수도 있고, "오덕들"일 수도 있다. (각각의 예에 맞는 서비스가 떠오르는가?)
Doing What?
자, 사람들이 모였다. 그냥 가만히 앉아있을까? 아니, 사람들이 모이면 그들 사이에 오고 가는 게 있다. 크게 정보와 잡담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물과 기름처럼 명확히 분리되지는 않지만.) 정보의 공유는 공동체 의식이 있어 가능하다. 여기서 공동체 의식이란, 쉽게 말해 내가 무언가를 주면 나 역시 받는 게 있을 거라는 믿음이다. 잡담은 이 공동체 의식을 더 끈끈하게 해주며, 정보에 부가가치를 더한다. 잠시 스스로 생각해보자: delicious와 twitter에서 같은 내용의 링크를 발견할 경우, 클릭할 확률은 어느 쪽이 높을까?
What for?
사람들이 있다는 이유 만으로 거기에 가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얻기 위해 그곳에 가는 것이다. 나를 보아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필요한, 혹은 재미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여럿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위해서 우리는 그곳에 간다.
자, 이제 앞의 질문에 다시 대답해보자. 페이스북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내가 실생활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중심으로 소통하고 있고, 나 역시 그들에게 나의 삶을 공개함으로써, 인정과 반응을 얻고 외로움을 덜기 위해서다. 흐음...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쓰니까"라는 대답보다는 나아졌다. 그 정도면 '소셜 웹 기획자'라고 불러줄 수 있겠다.아직 '초짜'라는 딱지는 붙겠지만. =)
내가 실생활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중심으로 소통하고 있고, 나 역시 그들에게 나의 삶을 공개함으로써, 인정과 반응을 얻고 외로움을 덜기 위해서다. - 그러니까 '싸이'잖아.
답글삭제음, 사실 저런 정의는 "SNS" 자체에 대한 정의에 가깝지. 서비스 특유의 메카니즘이나 다이내믹스를 관찰하고 묘사하려면 훨씬 더 고급(?) 기술이 필요하겠지.
답글삭제그걸 갖추면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를 앞지른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라던가, "싸이월드가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따위의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겠지?
ㅎㅎ 모르겠다. 나도 아직 초보 기획자라서.
http://namulee.blogspot.com/2009/01/i-am-web-service-designer.html
답글삭제이 시리즈는 언제 보여주시나요? :)
윽. 천천히... 언젠가는... (_ _ )> 흠흠;;
답글삭제어떤 장소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얻기위해서..
답글삭제그럼 장소를 만들어서 사람들은 모집하고 정보를 전달하면 ... 꼭 다단계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 (웃자고 하는 이야기)
아무튼 최근 기획 관련 업무를 시작 하는 입장에서 좋은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