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8일 수요일

Textyle : A New Blog Tool



다시 NHN에 들어온 내게 처음 맡겨진 과제는...... XpressEngine을 기반으로 하는 블로그 도구를 만드는 거였다. "나무씨는 블로그라면 눈 감고도 만들 수 있죠?" 하는 센터장님 말에 하하하;;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설치형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와는 다르다. 기능도 다르고, 블로거의 성향도, 콘텐트의 특징도 다르다. 쳇, 날로 먹을 줄 알고 좋아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건가?

일단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부터 살펴야 했다. 그리고.나는 아래의 세 가지 변화에 주목했다.
  1. 일상을 공유하는 다양한 소셜 플랫폼 등장 (페이스북)
  2. 마이크로블로깅의 대중화 (트위터, 텀블러)
  3. 모듬형 콘텐트의 인기 (위키피디아, 블로그)
1번과 2번의 변화에서 알 수 있는 건, 블로그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 년 전 블로그가 홈페이지를 몰아냈듯이, (지오씨티트라이파드를 기억하는가?) 페이스북이 블로그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또한, 웹의 콘텐트와 메시지는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트위터텀블러를 보라. 엄청난 양의 데이터 조각들이 쏟아져나온다. 사람들은 말한다. "대체 요즘 누가 긴 글을 쓸 만큼 한가하단 말야!?" (see Snack Attack! @ Wired)

그러나 3번을 보자. 위키피디아는 왜 구글 검색결과 첫 페이지의 단골손님이 되었을까? 왜 "Top 10 Web Applications for FriendFeed"나 "Top 10 YouTube Videos of All Time" 같 긴 포스트를 찍어대는 블로그들이 잘나가는 걸까? 사람들은 여전히 풍부한 데이터와 짜임새로 무장한 긴 콘텐트를 원하기 때문에?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짜투리 뉴스나 한 줄 비평, 조각 콘텐트는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공을 들여 잘 정리된 긴 콘텐트는 흔치 않다. 그렇지만, (혹은 그렇기에) 사람들은 길고, 시간을 들여 읽을 가치가 있는 콘텐트를 원한다.

아하!

뭔가 조각들이 맞아 떨어지는 느낌. 이거구나. 이게 내가 집중해야 할 곳이구나. 어설프게 네이버 블로그와 기능으로 경쟁할 것도, 유행 좇아 텀블러나 미투데이 비슷한 도구를 만들 것도 아니구나. 그 편한 네이버 블로그를 놔두고, 돈 들고 귀찮은 설치형 블로그를 쓰는 진지한 블로거들이 더 좋은 콘텐트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줘야겠구나.

자, 어떤 사용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는 정해졌다. 이제 어떻게 그 가치를 실현할 것인지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고민할 차례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트'란 무엇인지, 그리고 좋은 콘텐트를 만드는 과정은 어떠한지 살펴보아야만 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구체적인 얘기는 다음 회로 미루자.

To be Continued......

댓글 4개:

  1. 책을 사서 보는 이유와 같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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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네, 개인적으로는 책보다는 잡지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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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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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흠...구글 블로그는 삭제한 흔적이 남는군요.
    수정을 위해서였는데...ㅜ.ㅜ;

    암튼 글을 읽고 보니 네이버 블로그가 기능상 (메모,블로그,포토 등 모든 것을 갖춘..) 흠잡을데 없는 서비스라는 생각이 확~ 드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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